SON 프리킥 없었으면 아찔…홍명보호, “포백이 플랜A” 그렇게 소리쳤는데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다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연합뉴스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조용운 기자] 결과에 비해 과정이 너무 부실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반드시 성공해야 할 시험대를 통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 볼리비아를 2-0으로 꺾었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라 본선 조 편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랭킹 포인트가 걸린 경기였다. 자연스럽게 이번 경기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를 미리 상정한 모의고사 성격을 띠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의 전술 선택도 이런 흐름 안에서 해석된다. 대표팀은 지난 몇 달 동안 강팀들을 상대로 스리백을 집중적으로 가동했다. 9월 미국, 멕시코 원정부터 10월 브라질, 파라과이전까지 4경기 동안 스리백이 기본 틀이었다. 빠른 역습을 대비하고 수비 숫자를 늘리는 전략이었는데, 이는 월드컵 본선에서 상위권 팀들을 상대할 때 꺼낼 플랜B를 구축하는 작업이었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을 대안 전술로 규정해왔다. 브라질전 0-5 패배 이후에도 “월드컵 최종 예선 10경기는 포백으로 치렀다. 동아시안컵 때 처음 스리백을 본격적으로 사용했고, 그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스리백은 완성 단계가 아니라 언제든 상대에 따라 가동 여부를 바꿀 수 있는 유동적 카드였다.
이런 맥락에서 볼리비아전 포백 선택은 명확한 메시지를 담는다.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는 잡아야 하는 팀이라는 설정을 기준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상대를 압도하는 구조를 시험하겠다는 판단이다. 볼리비아가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전체적인 전력 평가는 한국보다 낮기에 반드시 승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대한축구협회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연합뉴스
선발 구성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키고, 김민재·김문환·이명재·김태현이 포백 라인을 이룬다. 원두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심을 잡고, 이재성과 김진규가 2선 중앙을 책임진다. 측면에는 황희찬과 이강인이 나서고, 최전방에는 손흥민이 선봉에 선다. 월드컵 예선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4-1-4-1 형태로 운용하면서 한국이 주도해야 하는 경기라는 전제를 실전처럼 테스트하려는 의도다.
홍명보호가 가장 자신하는 전술로 공격 리듬을 만들길 기대했다. 그러나 완성도가 떨어졌다. 공격 전개는 최후방 김민재의 롱패스로 단순화됐고, 상대 압박을 이겨내는 건 이강인 혼자였다. 손흥민은 또다시 원톱에서 고전하다가 딱 한 번 프리킥을 골로 연결했을 뿐이다. 황희찬이 돌아와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인상적인 결과물은 없었다.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연합뉴스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의 말처럼 스리백은 아직 완성하는 단계에 있는 플랜B라 브라질에 5실점해도 나름의 사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날의 포백은 1년여 아시아 예선 내내 발을 맞춰왔던 유산인데 의도와 약속된 플레이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
여전히 대표팀은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 등 개인 역량에 의존해 골을 뽑아내고 있다. 유기적으로 동료를 활용하며 상대 진영을 유린하길 바라는 눈높이에 홍명보호는 아직도 도달하지 못했다.
▲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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