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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올해의골 재현’ 손흥민 결승포+조규성 감격의 복귀포…홍명보호, 볼리비아 2-0 완파 ‘포트2 보인다’ [SS현장리뷰]

[스포츠서울 | 대전=김용일 기자] ‘슈퍼 히어로’다웠다.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추첨 포트2 진입이 걸린 볼리비아와 대결에서 ‘캡틴’ 손흥민(LAFC)의 환상적인 프리킥 결승골과 1년 8개월 만에 돌아온 조규성(미트윌란)의 쐐기포로 웃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복병’ 볼리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터진 손흥민, 조규성의 연속포로 2-0 완승했다.

한국은 지난달 파라과이전(2-0 승)에 이어 A매치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 의미는 크다. 월드컵 조 추첨 때문이다. 한국은 11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19위), 이란(21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다. 월드컵 조 추첨은 내달 5일 미국 워싱턴이 케네디센터에 열린다. 개최국인 멕시코가 A조, 캐나다가 B조, 미국이 D조에 편성되고 FIFA 랭킹 상위 9팀이 포트1에 들어간다. 그 뒤로 12팀이 포트2에 포함되는데 23위가 커트 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포트2에 들어가면 독일, 크로아티아, 모로코,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을 피할 수 있다. 포트3으로 밀려나면 조별리그 난도는 상승한다.

한국이 1593.92점을 기록 중인 가운데 23위 에콰도르가 1589.72점으로 뒤를 잇는다. 24위 오스트리아는 1587.98점을 기록하고 있다. 11월 A매치 결과에 따라 세 팀의 순위기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볼리비아전 결과가 중요했는데 전술 실험과 더불어 기대한 대로 승리까지 챙겼다.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지난달 A매치 기간까지 지속해서 스리백 전술을 실험한 홍 감독은 이날 포백을 들고 나왔다. 지난 6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연전 이후 5개월 만이다. 최전방에 손흥민이 서고 좌우에 황희찬과 이강인이 자리했다. 이재성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김진규와 원두재가 중원 파트너로 나섰다. 포백은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문환으로 구성했다. 주전 골키퍼는 김승규다.

이르게 국내에 들어와 한국전을 대비한 볼리비아는 페르난도 나바, 엔소 몬테이로, 미구엘 테르세로스가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다.

한국이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이강인이 측면과 중앙을 폭넓게 움직이며 촘촘한 방어망을 펼친 볼리비아 틈에 송곳 패스를 뿌렸다. 최전방의 손흥민과 이재성도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며 공간 창출에 애썼다.

전반 10분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의 장거리 패스가 기점이 돼 코너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차올린 공을 이재성이 빈 공간을 파고들어 노마크 헤더 슛했다. 그러나 상대 수문장 길레르모 비스카라가 몸으로 저지했다. 킥오프에 앞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가입 기념식을 가진 이재성은 자축포를 터뜨릴 수 있었는데 아쉽게 무산됐다.

볼리비아도 움츠리다가 매서운 역습을 뽐냈다. 전반 15분 한국 패스 실수를 틈 타 빠르게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위협적인 크로스로 받아쳤다. 3분 뒤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미구엘 테르세로스가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렸다. 김승규가 잡아냈다.

한국은 전반 25분 다시 세트피스를 통해 기회를 봤다. 손흥민의 코너킥 때 이재성과 짧게 공을 주고받았다. 재빠르게 상대 수비가 몰린 골대 앞으로 깔아찼다. 볼리비아 수비 다리에 살짝 맞고 흐른 공을 이강인이 강하게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가 쳐냈다.

위기를 넘긴 볼리비아 역시 반격했다. 3분 뒤 스트라이커 엔소 몬테이로가 박스에 침투된 공을 따낸 뒤 반 박자 빠르게 견제를 따돌린 뒤 김승규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러나 회심의 슛을 김승규가 저지했다. 전반 33분에도 몬테이로는 골대 왼쪽에서 위협적인 왼발 슛으로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이강인의 전환 패스와 더불어 왼쪽 측면에서 몇 차례 부분 전술로 볼리비아를 흔들었으나 결정적인 슛은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거칠게 충돌하며 막판 신경전도 벌였다. 후반 42분 이강인이 나바의 동선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부딪쳤다. 몸싸움으로 번지는 듯했으나 양 팀 선수가 달려와 말렸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은 변화 없이 후반을 맞았다. 흐름은 비슷했다. 한국은 줄기차게 볼리비아 측면을 두드렸다. 그러나 볼리비아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맞섰다.

하지만 기어코 ‘0의 균형’은 깨졌다. 손흥민의 발끝에서다. 후반 12분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섰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정교하게 감아 찼다. 볼리비아 골문 왼쪽 구석을 갈랐다. 비스카라 골키퍼가 몸을 던졌으나 워낙 정확하게 구석에 꽂혀 저지할 수 없었다.

이번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해의 골로 선정된 손흥민의 MLS 데뷔골과 닮았다. 그는 지난 8월 FC댈러스전에서 비슷한 위치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감아 차 득점한 적이 있다. 손흥민의 한 방에 대전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은 열광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후반 21분 황희찬이 골대 왼쪽을 파고들어 비스카라와 맞섰으나 오른발을 갖다 댄 슛이 막혔다.

한국은 후반 25분 위기를 맞았다. 수비 지역에서 실수가 나왔다. 나바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매서운 중거리 슛을 때렸다. 한국 골문 구석을 향했는데 김승규가 몸을 던져 저지했다. 한국은 3분 뒤 배준호가 문전에서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는데 오른발 슛이 상대 수비 블록에 걸렸다.

홍 감독은 후반 31분 3명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많이 뛴 손흥민과 황희찬, 이명재를 불러들였다. 그대신 조규성, 엄지성, 이태석을 각각 투입했다. 볼리비아도 후반 35분 요마르 로차, 존 가르시아를 내보내며 맞섰다.

용병술로 재미를 본 건 한국이다. 볼리비아의 반격을 제어한 한국은 후반 42분 역습 기회에서 김문환이 골문 앞으로 낮게 크로스했다. 볼리비아 수비 발에 맞고 흘렀는데, 조규성이 우월한 피지컬로 견제를 이겨낸 뒤 공을 따내 밀어넣었다. 그는 지난해 1월3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경기에서 득점한 이후 1년 10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봤다. 부상으로 지난시즌을 통으로 날린 조규성은 강한 정신으로 극복, 이번시즌 돌아와 덴마크 리그에서 부활 날갯짓을 하고 있다. 마침내 1년 8개월 만에 태극마크까지 되찾아 제 가치를 뽐냈다.

한국은 결국 볼리비아를 맞아 끝까지 실점하지 않으며 두 골 차 승리를 챙겼다. 기분 좋게 오는 18일 가나와 두 번째 평가전을 향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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