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에도 배우 활동 이어오던 ‘원로 배우’ 이순재 별세…향년 90세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원로 배우 이순재 전 국회의원이 별세했다. 향년 90세.
25일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이날 새벽 눈을 감았다. 고령에도 배우 활동을 이어오던 고인은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연극 활동 등을 취소하고 안정 등을 취하며 몸을 보살펴왔다.
함북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1년 KBS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로 TV 연기 데뷔를 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이순재는 MBC TV ‘사랑은 뭐길래’, KBS 2TV ‘목욕탕집 남자들’ 등 주말 드라마를 통해 국민 아버지 반열에 올랐다.
이순재는 사극 전성시대도 이끌었다. ‘사모곡’, ‘인목대비’, ‘상노’, ‘풍운’, ‘독립문’ 등 1970·80년대 사극에 꾸준히 출연했고, ‘허준'(1999), ‘상도'(2001), ‘이산'(2007) 등을 카리스마 넘치고 묵직한 연기로 히트시켰다.
연기자로서 이미 경지에 올랐지만, 이순재는 끊임없이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70대 들어 출연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는 기존의 근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코믹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야동 순재’ 캐릭터로 어린이 팬들까지 생겨났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의 연기 열정은 식지 않았다. 지난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마지막 연기 혼을 불태웠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순재는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고,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도 역임했다.
고령에도 배우 활동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작년 10월 공연 활동을 취소했으며, 올해 4월 열린 한국PD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여기에 동료 배우이자 예능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한 박근형이 이순재의 건강 상태를 언급하면서 건강이 한층 악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도 했다.
박근형은 지난 8월 19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간담회에서 “이순재 선생님을 여러 번 찾아뵈려 했는데 꺼리셔서 가뵙지 못했다”며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얘기를 듣고 있는데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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