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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환상골·조규성 복귀골…홍명보호, 볼리비아에 2-0 승리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축구가 손흥민(33·LAFC)과 조규성(27·미트윌란)의 연속골로 ‘세계 76위’ 볼리비아에 진땀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볼리비아(76위)를 2-0으로 꺾었다. 전반전을 졸전 끝에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12분 손흥민의 프리킥 선제골과 후반 43분 조규성의 집념의 추가골로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마법같은 프리킥 한 방으로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바꿔 놓았다. 무릎수술 후유증을 딛고 1년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조규성이 집념의 복귀골을 뽑아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유럽파를 포함한 정예멤버로 나선 최근 5경기에서 3승1무1패를 기록했다. 볼리비아와 상대전적도 2승2무로 우세를 이어갔다.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이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프리킥골을 넣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마친 뒤 수비 강화를 위해 줄곧 스리백(3-4-2-1)을 고수해왔던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4개월 만에 포백(4-2-3-1)으로 전환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적으로 해볼만한 팀은 꼭 잡아야 하는 만큼, 볼리비아를 상대로 라인을 높이고 공격 숫자를 늘렸다.

전반 11분 손흥민의 부메랑처럼 휘어져 들어오는 코너킥을 이재성(마인츠)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 전반에 객관적 전력상 약체인 볼리비아를 상대로 쩔쩔맸다.

볼리비아는 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 7위로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있는 팀이다. 지난 9월 해발 4100m에 위치한 홈 구장(엘 알토 경기장)에서 브라질을 1-0으로 잡았지만, 원정 9경기에서는 8패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번 볼리비아 대표팀에는 소속팀 차출 거부 등으로 5명의 주축 선수가 빠졌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이재성이 몸을 날려 헤더슛을 한 뒤 골대에 얼굴을 부딪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전만 놓고 보면 4-2-3-1 포메이션에서 부상으로 빠진 ‘중원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의 공백이 느껴졌다. 이강인이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자, 김진규(전북) 역할이 제한적이었고, 원두재(코르파칸)도 경기에 크게 관여하지 못했다. 손흥민도 최전방에 고립됐다.

후반 8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백패스 했지만 골키퍼 김승규(FC도쿄)와 호흡이 맞지 않아 코너킥을 내줬다. 후반 12분 황희찬이 프리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을 터트렸다. 페널티아크 왼쪽 부근에서 손흥민의 오른발 프리킥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망 왼쪽 구석을 흔들었다. 5명이 선 상대 수비벽과 몸을 날린 골키퍼를 무력화 시켰다. 손흥민은 A매치 54호골을 기록, 차범근이 보유한 한국 A매치 최다골(58골)에 4골 차로 다가섰다.

후반 15분에는 미드필더와 수비 모두 우물쭈물하면서 페르난도 나바에 중거리슛을 허용했고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날려 간신히 막아냈다. 후반 31분, 무릎수술 후 후유증으로 1년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조규성이 교체로 들어갔다.

후반 43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조규성이 몸싸움으로 버텨낸 뒤 넘어지면서도 왼발로 툭 차 넣었다.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16강전 이후 조규성은 정말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골맛을 봤다.

조규성이 넘어지면서 공을 툭 차 넣어 골을 넣고 있다. 뉴스1

조규성은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나 나올 법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앞서 조규성은 지난해 5월 무릎수술 후 합병증으로 2024~25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몸무게가 14㎏이나 줄고 하루에 서너번 진통제를 맞아도 밤에 계속 깼지만, 국가대표 꿈은 계속 꿨다. 피나는 재활 끝에 지난 8월 소속팀에서 복귀전을 치른 조규성은 4골을 터트렸고 이번에 20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A매치 40번째 경기에서 10호골을 뽑아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프리킥이든 뭐든 팀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이라면 상관 없다. (이)재성이가 (센추리클럽 A매치 100경기를) 축하 받는날 멋진 날을 넣어 기분 좋았다. 코스를 보면서 들어갈 수 있게 찼는데 운이 좋게 골대 구석에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이 후반 조규성과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둬 ‘포트2’ 수성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오는 14일 가나와 2번째 평가전을 끝낸 뒤 11월 FIFA 랭킹이 나온다. 이 랭킹을 바탕으로 다음 달 6일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 추첨의 포트가 결정된다. 포트가 낮을수록 강팀을 피할 확률이 높은 만큼, 현재 22위 한국은 포트2 마지노선인 23위 안에 꼭 들어야 한다.

앞서 지난달 14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6만6000명을 수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은 2만2206명에 그쳤는데, 이날 4만1000명을 수용하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3만3852명만 찾아 만원관중에는 실패했다. 한편, 일본은 이날 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가나를 2-0으로 완파했다.

대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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