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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신경 안써” 손흥민 출사표 증명!→키패스 7회+유효슈팅 100%+결승골 기점까지…LAFC, PO 8강행 눈앞

▲ 연합뉴스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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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손흥민(33)이 미국 무대에서 또 하나의 ‘손흥민쇼’를 완성했다.

로스앤젤레스(LA) FC는 30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플레이오프 1라운드(3전 2승제) 오스틴FC와 홈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손흥민이 미국 축구계를 흔들었다. BMO 스타디움의 밤은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으로 물들었다.

92분간 두 팀 통틀어 최다인 기회창출 7회에 슈팅 2개를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눈부신 경기력을 뽐냈다. 전반엔 절묘한 침투 패스로 팀 선제골에 일조했고 후반 결승골 역시 기점 노릇을 수행했다.

손흥민 발끝에서 흐르는 모든 순간이 경기 리듬을 바꿨고 관중 시선을 고정시켰다. BMO 스타디움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경기 전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오스틴과 정규리그 전적이 2전 2패인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랑 데니스 부앙가가 없던 때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의연한 출사표를 올렸는데 피치 위에서도 이를 증명해냈다.

경기 초반부터 손흥민은 마치 이 무대가 자신을 위해 설계된 것처럼 움직였다.

전반 6분 라이언 홀링스헤드가 찔러준 뒤 공간 패스를 낚아채 페널티박스 안으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토트넘 시절을 연상케 하는 스피드였다.

손흥민은 무리하지 않고 오른편으로 쇄도하던 부앙가에게 연결했다. 부앙가 슈팅은 수비수 태클에 막혔다.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 장면을 기점으로 오스틴 수비진이 급격히 흔들렸다. 상대 수비는 한국인 윙어를 따라붙는 데 신경을 집중했고 그 순간마다 ‘공간’이 열렸다.

전반 20분 결국 균열이 일었다. 홀링스헤드가 왼 측면을 파고들며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오스틴 수비수 하인스 아이케 다리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선제골 배경에 손흥민이 있었다. 그가 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유도하며 홀링스헤드 침투 경로를 열었기 때문이다. 관중석 함성이 폭발했고 체룬돌로 감독 역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전술 그 자체”라 말한 사령탑 설명이 설득력을 더했다.

전반 35분 손흥민은 또 한 번 박스 안을 흔들었다. 마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떠올리게 하는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수비 두 명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다.

비록 브래드 스튜버 골키퍼 슈퍼세이브에 막히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보인 밸런스와 판단력은 눈부셨다. 단 한 번 터치로 방향을 바꾸고 반박자 빠르게 슈팅으로 연결하는 손흥민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 있었다.

이후 전반 종료까지 그는 한 차례 키패스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3차례의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LAFC는 경기장을 장악했고 손흥민은 상대 수비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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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들어 오스틴 반격이 거세졌다. 일리에 산체스와 다니엘 페레이라가 중원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려 LAFC를 압박했다.

후반 18분 결국 오스틴이 동점을 만들어냈다. 오른 측면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LAFC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존 캘러거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스코어 1-1.

피치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BMO 스타디움 긴장감이 다시 팽팽히 당겨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선 “Son!”이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후반 23분 손흥민이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렸다. 이어진 ‘골 넣는 수비수’ 홀링스헤드 헤더가 골문을 향했으나 스튜버 슈퍼세이브가 다시 한 번 LAFC 추가골을 저지했다.

손흥민 시야는 꾸준히 번뜩였다. 기어이 결승골에 일조해 팀 승리 주춧돌을 쌓았다. 후반 35분 손흥민은 상대 진영 왼편으로 빠지면서 수비 라인을 교란시킨 뒤 짧고 정확한 패스를 찔렀다. 공을 부앙가에게 건넸고 부앙가는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수비수 맞고 굴절된 공은 나단 오르다즈 발끝에 닿아 골망을 흔들었다. ‘흥부 듀오’의 순간 반응과 호흡, 결정력이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해당 장면 설계자가 손흥민이었단 사실이 중요했다. 결승골의 실질적 기점이었다.

경기 막판 오스틴은 파상공세를 벌였다.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는 올인 전략을 택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안 거센 공세가 이어졌지만 LAFC는 침착하게 버텼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팀 최전방에서 시간을 벌며 상대 반격을 차단했다. 추가시간 2분을 남기고 그는 교체돼 벤치로 들어왔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는 팀의 리더이자 경기의 방향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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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통계적으로도 압도적이었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에 따르면 그는 볼 터치 42회, 키패스 7개, 유효슈팅 2개, 빅찬스 창출 2회를 쌓았다.

단순히 볼을 오래 쥐는 선수가 아니라 ‘볼이 가장 가치 있게 움직일 때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였다. 평점은 8.1. 두 팀 통틀어 최고였다.

서부 콘퍼런스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LAFC는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다음 달 3일 텍사스 원정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플레이오프 8강에 진출한다. 만일 패한다면 3차전은 다시 LA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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